Written by URiWa
URiWa STAINED GLASS
CHAPTER 02
스테인드글라스
유리
이해하고 다루는 법
스테인드글라스 유리는 얇고 화려해요.
그 특성을 알면 왜 세워서 다루는지,
왜 가장자리를 조심해야 하는지가 보여요.
스테인드글라스 유리는
왜 얇고 화려한가
주변에서 흔히 보는 강화유리 — 건물 외벽, 샤워부스, 자동차 유리 — 는 대부분 5mm에서 12mm 이상의 두께를 가져요. 스테인드글라스 유리는 달라요. 대부분 3mm 안팎의 얇은 두께이고, 강화 처리를 하지 않아요.
ANNEALED GLASS
커팅이
가능해야 해요
강화유리는 제조 과정에서 급격히 냉각되면서 내부에 강한 압축 응력*이 만들어져요. 칼로 선을 내면 응력이 한꺼번에 풀리면서 전체가 산산조각 나요. 커팅이 불가능한 유리예요.
스테인드글라스에 쓰이는 유리는 어닐링*(annealing) — 천천히 냉각 — 처리된 유리예요. 내부 응력이 없어서 칼로 선을 낼 수 있고, 그 선을 따라 정확하게 쪼개져요.
LIGHT TRANSMISSION
빛을
담아야 해요
두께가 두꺼울수록 빛의 투과량이 줄고, 색이 어두워져요. 얇아야 색유리 본연의 투명함과 화려함이 살아나요.
스테인드글라스 유리가 얇은 건 약해서가 아니라, 빛을 최대한 담기 위해서예요.
참고 — Annealed glass is slowly cooled to remove internal stress, allowing it to be cut, drilled, and polished. Tempered glass cannot be cut after treatment without shattering entirely (TwoWayMirrors.com) · The color and appearance of tinted glass changes with thickness (Ian Weekes)
KEY DIFFERENCE
그래서 스테인드글라스
큰 유리는 이렇게 다르다
강화유리는 두껍고 단단해서 세워도, 눕혀도 어느 정도 버텨요.
스테인드글라스 유리는 달라요. 3mm 전후의 얇은 어닐링 유리는 내부 응력도 없고, 두께도 얇아서 같은 크기라면 훨씬 쉽게 굽힘 응력*의 영향을 받아요. 큰 유리일수록 이 차이가 더 크게 드러나요.
한 장의 크기가 커질수록 자체 무게도 늘고, 눕혔을 때 중간이 처지는 정도도 커지고, 그에 따른 당기는 힘도 커져요.
이 챕터에서 다루는 내용 — 세워서 이동하는 법, 수납 방법, 수입 포장 구조 — 은 모두 이 특성을 전제로 해요.
유리는 어떤 힘에 강하고,
어떤 힘에 약한가
유리를 처음 다루는 사람이 가장 많이 겪는 순간이 있어요. 분명히 조심했는데 깨진다. 어디서 잘못된 건지 모른다. 이건 부주의의 문제가 아니에요. 유리가 어떤 힘에 약한지 모른 채 다뤘을 때 생기는 일이에요.
BENDING STRESS
가로로 들면
왜 깨질까
유리 한 장을 양쪽에서 가로로 들면, 중간이 조금 처지는 느낌이 들어요. 그 처짐이 문제예요.
중간이 아래로 처질 때, 유리 아래 면은 당겨지고(인장*) 위 면은 눌려요. 유리는 눌리는 힘에는 매우 강하지만, 당겨지는 힘에는 그 10분의 1 수준으로 약해요. 처진 아래 면에 당기는 힘이 집중되는 순간, 거기서 균열이 시작돼요.
이게 가로로 든 유리가 깨지는 이유예요. 유리가 클수록, 처짐이 클수록 더 위험해요.
BENDING STRESS DIAGRAM
▍눕힌 상태 — 양 끝을 잡고 들었을 때
윗면은 눌리고(압축), 아랫면은 당겨져요(인장).
유리는 압축에 강하지만 인장에는 1/10 수준으로 약해요.
균열은 항상 당겨지는 아랫면에서 시작돼요.
이사 중 부득이하게 유리를 눕힌 채로 크레인으로 옮긴 적이 있어요. 아래에 두꺼운 스폰지를 깔았고, 도착했을 때 보기엔 멀쩡했어요. 그런데 커팅할 때 큰 힘을 주지 않았는데도 이유 없이 판 전체가 깨졌어요.
스폰지는 큰 충격은 흡수했지만, 이동 내내 반복된 흔들림까지 완전히 막지는 못했어요. 눕혀진 상태에서 흔들림이 반복되면 매번 처짐이 생기고, 그때마다 아래 면에 당기는 힘이 발생해요. 이 과정이 반복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내부 크랙이 쌓이고, 그게 커팅할 때 비로소 드러난 거예요.

크레인으로 유리를 옮기는 모습
유리 자체는 방향에 상관없이 물성이 동일해요. 그런데 왜 가장자리가 유독 쉽게 깨질까요?
커팅하고, 갈고, 옮기는 모든 과정에서 가장자리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결함*이 쌓여요. 균열은 항상 이 결함들을 시작점으로 삼아 번져요. 유리의 물성이 약한 게 아니라, 결함이 몰린 곳이 약해진 거예요.
커팅이나 그라인딩 과정에서 가장자리에 작은 파임이 생기는 경우가 있어요. 눈에 잘 보이지 않아서 그냥 동테이프를 붙이고 납땜으로 넘어가기 쉬워요.
그런데 납땜할 때 인두기 열이 가해지면, 파임 지점에 응력이 집중*돼요. 이미 결함이 모인 그 지점이 임계점을 넘으면서 파손돼요.
가장자리에 파임이 생긴 유리는 납땜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해요. 그라인딩으로 다듬거나, 어려우면 그 부분을 잘라내는 게 맞아요.
EDGE vs SURFACE
가장자리를 타격하는 것과
넓은 면을 타격하는 것
같은 힘이라도 어디를 타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요.
가장자리를 타격하면
면적이 좁으니 같은 힘이 좁은 곳에 집중돼요. 결함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가장자리에서는 작은 충격에도 쉽게 균열이 시작돼요. 다만 손상된 부분을 잘라내면 나머지는 사용할 수 있어요.
넓은 면을 타격하면
충격이 넓은 면을 통해 방사형으로 퍼져요. 한 점에서 시작된 균열이 판 전체로 번지면서, 유리 전체가 깨져요.
WHEN TO LAY FLAT
눕혀도 되는 경우,
안 되는 경우
커팅할 때 테이블에 눕히는 건 괜찮아요. 넓은 한 쪽 면 전체를 바닥이 받쳐주기 때문에 오히려 안정적이에요.
문제는 이동할 때예요. 받쳐주는 것 없이 눕히면 자체 무게로 처짐이 생기고, 거기서 당기는 힘이 시작돼요. 세워서 다루면 넓은 면이 힘을 받고, 굽힘이 생기지 않아요.

비슷한 유리끼리 세워서 운반
참고 — Glass will only fail under tension (Glass Technology Services) · Crack Patterns Tell the Story of Glass Breakage, Structure Magazine (2024) · Panel sag during handling generates bending stresses (Fracture Analysis, Corning) · Edge damage can reduce the strength of glass by more than 50% (Vitro Architectural Glass) · Griffith, A.A. “The Phenomena of Rupture and Flow in Solids” (1921) — stress concentration at flaws
다루기와 보관
유리의 특성을 알았으니, 실제로 어떻게 다루고 보관하는지 정리했어요.
왜
세우면 넓은 면이 힘을 받고, 가장자리에 굽힘이 생기지 않아요.
방법
한 손으로 아래 가장자리를 받치고, 다른 손으로 윗부분을 잡아요. 몸에 최대한 붙여서 이동해요.
HANDLING 02
두 사람이 들 때는 세워서 높이를 맞춘다
왜
세워서 들어야 굽힘이 생기지 않아요. 높이가 다르면 유리가 기울고 낮은 쪽에 굽힘이 집중돼요.
방법
들기 전에 신호를 맞추고 동시에 들어요. 한 사람이 먼저 들거나 한쪽이 더 올라가면 유리에 비틀림이 생겨요.
주의
안 빠진다고 억지로 흔들거나 당기지 않아요.
방법
먼저 양옆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요. 공간이 생기면 윗부분을 잡고 살짝 띄워 꺼내요. 크레이트에서 꺼낼 때도 같은 원칙이에요.
STORAGE 01
세워서, 3~6도 기울여 보관한다
왜
눕혀서 보관하면 자체 무게로 굽힘이 생겨요. 완전 수직이면 불안정하고, 3~6도 기울인 상태가 안정성과 응력 분산 모두에 적당해요.
바닥재
고무 패드나 무른 나무가 적당해요. 폼이나 스폰지는 꺼낼 때 찢어질 수 있어요. 바닥면이 거칠다면 유리 가장자리가 직접 닿지 않도록 부드러운 소재로 받쳐줘요.
STORAGE 02
한 칸에 너무 타이트하게 넣지 않는다
왜
장수가 많아질수록 안쪽 유리에 눌리는 힘이 커져요. 크기가 다른 유리가 섞이면 모서리 접촉이 생기고, 타이트할수록 꺼낼 때 가장자리가 긁혀요. 이런 과정에서 결함이 누적돼요.
STORAGE 03
작은 조각과 큰 장은 분리한다
왜
큰 유리 사이에 작은 조각이 끼면 큰 유리의 무게가 작은 조각의 모서리 한 점에 집중돼요. 점 접촉은 면 접촉보다 응력이 극적으로 높아져요. 별다른 충격 없이도 진동만으로 균열이 생길 수 있어요.

색상별로 분류하여 세워서 보관하는 유리 수납함
IMPORT PACKAGING
수입 유리의
포장 상태
외국에서 들어오는 스테인드글라스 유리는 대부분 목재 크레이트에 포장돼 와요.
외부는 합판 목재 상자예요. 무게와 외부 충격을 버텨요. 유리와 목재 사이에는 폼 또는 스티로폼이 들어가요. 유리와 유리 사이에는 인터리빙 페이퍼(얇은 종이)를 끼워요. 이 종이가 유리끼리 직접 닿지 않게 해줘요.
버블랩 단독은 충격으로 버블이 터지면 오히려 빈 공간이 생겨 위험해요. 크레이트 안에서도 유리는 세워서 적재해요.

수입 유리가 담겨 오는 목재 크레이트
참고 — Glass sheet storage: vertical lean of 3–6° recommended (Glass Sheet Storage Methods, 2026) · The key to packing and shipping glass is to eliminate the wiggle room (SGAA, 2023) · 타이트 적재 시 압력 집중, 크기별 분리 보관 (URiWa 현장 경험)
스테인드글라스에
쓰이는 유리들
모든 유리는 카테드럴(투명)과 오팔레센트(불투명)에서 출발해요. 빛 환경과 용도를 먼저 생각하고, 그다음에 색을 골라요.
카테드럴
CATHEDRAL
빛이 완전히 투과되는 유리예요. 빛이 있을 때 가장 아름답고, 빛이 없으면 어둡게 보여요. 단색부터 두 가지 색이 섞인 스트리키까지 다양해요. 커팅감이 가장 안정적이에요.
오팔레센트
OPALESCENT
백색 오팔 성분이 첨가돼 빛을 부드럽게 확산시켜요. 빛이 없어도 아름다워요. 티파니가 즐겨 사용한 유리예요.
이리디센트
IRIDESCENT
금속 산화물이 고온에서 표면에 결합돼 진주빛 효과가 나요. 보는 각도마다 색이 달라져요. 코팅면이 있어서 반드시 매끄러운 면으로 커팅해요.
텍스처드
TEXTURED
한 면에 요철 질감이 있는 유리예요. 빛을 굴절시켜 독특한 효과를 내요. 반드시 매끄러운 면으로 커팅해요.
스트리키 / 위스피
STREAKY / WISPY
두 가지 이상의 색이 흐르듯 섞인 유리예요. 방향에 따라 완전히 다른 표정이 나오고, 장마다 달라요. 커팅 전에 빛에 비춰서 방향을 먼저 잡아요.
링 모틀
RING MOTTLE
오팔 성분이 불균일하게 분포돼 동그란 얼룩 패턴이 생겨요. 나뭇잎, 하늘, 물 등 자연 표현에 많이 써요.
바로크
BAROQUE
불규칙한 색 혼합과 물결 텍스처가 결합된 유리예요. 기계 제작이지만 수제 유리를 닮은 풍부한 표정을 가져요. 표면 요철이 커서 반드시 매끄러운 면으로 커팅해요.
글루칩
GLUE CHIP
유리 표면에 아교를 바르고 건조시키면 아교가 수축하면서 표면을 얇게 뜯어내 서리꽃 같은 패턴을 만들어요. 자연광이 통과하면 섬세한 결정 무늬가 나타나요.
다이크로익
DICHROIC
다층 금속 산화물을 진공 증착시킨 유리예요. 투과하는 빛과 반사하는 빛의 색이 완전히 달라요. 보는 각도와 빛 방향에 따라 극적으로 변해요. 코팅면이 열에 민감해서 솔더링 시 주의가 필요해요.
거울
MIRROR
빛을 투과하는 대신 반사해서 작품에 입체감과 밀도를 줘요. 뒷면 코팅이 습기, 납땜 열, 플럭스에 약해요. 커팅은 반드시 매끄러운 거울면(앞면)으로. 커팅 반응이 명확해서 초보자가 감각을 익히기에도 좋아요.
참고 — Wardell, Sasha. Stained Glass: Projects & Techniques (Search Press, 2006) · Wikipedia: Glue chip glass · Wikipedia: Dichroic glass · TwoWayMirrors.com
CUTTING FEEL
유리에 따라
커팅감이 다른 이유
유리의 물성은 조성(SiO₂, Na₂O, CaO 등의 비율)에 따라 달라져요. 조성이 다르면 밀도, 경도, 열팽창 계수가 달라지고, 이 차이가 커팅감의 차이로 이어져요.
여러 유리를 혼용하면 커팅마다 감각이 달라요. 스코어링 자국이나 소리만으로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려워요. 손에 전해지는 저항감과 감각으로 판단하는 게 더 유리해요. 이건 품질의 우열이 아니라 물성의 차이예요.
참고 — Seward & Vascott, High Temperature Glass Melt Property Database (ACS, 2005) · Wikipedia: Soda-lime glass · 커팅감의 감각적 판단 (URiWa 현장 경험)
이 챕터의 핵심 용어
- 어닐링 Annealing
- 유리를 천천히 냉각시켜 내부 응력을 제거하는 공정. 스테인드글라스 유리는 모두 어닐링 처리돼 있어서 커팅이 가능해요.
- 압축 응력 Compressive Stress
- 재료를 누르는(압축하는) 방향의 힘. 유리는 압축에 매우 강해요.
- 인장 응력 Tensile Stress
- 재료를 당기는(늘어나는) 방향의 힘. 유리는 인장에 압축의 약 1/10 수준으로 약해요. 대부분의 유리 파손은 인장에서 시작돼요.
- 굽힘 응력 Bending Stress
- 유리가 휘어질 때 생기는 힘. 휜 바깥면에는 인장이, 안쪽면에는 압축이 동시에 발생해요. 눕혀서 들거나 처짐이 생기면 아랫면에 인장이 집중돼요.
- 미세 결함 Micro-flaw
- 커팅, 그라인딩, 이동 과정에서 유리 표면(특히 가장자리)에 쌓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흠집. 균열의 시작점이 돼요.
- 응력 집중 Stress Concentration
- 결함이나 파임이 있는 지점에 힘이 집중되는 현상. 같은 힘이라도 결함 지점에서는 수십 배 강하게 작용해요.
당기는 힘에 약하고, 가장자리에 결함이 몰린다.
이 두 가지를 알면 왜 세워서 다루는지,
왜 가장자리 파임을 그냥 넘기면 안 되는지,
왜 작은 조각을 분리하는지가 모두 연결돼요.
— URiWa GLASS STUDIO
URiWa Glass Studio
스테인드글라스와 유리가마 방식으로
주문 제작, 작품 판매, 교육 클래스를 전문으로 운영합니다.
Opening Hours
AM 11:00 – PM 05:00
방문 상담은 예약 후 가능합니다.
3F, 151 Omok-ro, Sinjeong-dong, Yangcheon-gu, Seoul
Google Maps